……있잖아, 들어줄 수 있어?
나가사키, 이라바야시 근처에서 오래전부터 속삭여지는 이야기야. 직접 확인한 건 아니니까, 어디까지나 소문으로 들어줬으면 해.
이라바야시라는 동네, 알잖아. 비탈길이 많고, 오래된 집들이 돌담에 기대듯 늘어선 그런 곳. 그 안에, 대대로 한 가족이 살아온 낡은 집이 있었대. 겉에서 보면 별거 없어. 빗물에 바랜 나무 미닫이문, 조금 기울어진 처마, 마당 안쪽에 오래된 우물 하나. 뚜껑은 덮여 있지만 쓰이지는 않는. 그런 집.
그 집에, 네 평 반짜리 방이 있대. 우물이 있는 방향을 향한, 툇마루에 면한 작은 방. 낮에도 조금 어둑하고, 다다미는 햇볕에 바래 희끄무레하고, 기둥 근처만 공기가 서늘하게 무거운, 그런 방이라고.
그 방에서, 어느 날 밤, 친척 남자가 묵게 됐대. 먼 곳에서 왔는데 다른 빈방이 없었다는 이유로.
그 사람, 딱히 겁이 없는 것도 아니었지만 별로 신경 쓰지 않고 이불을 폈대. 발이 우물 쪽을 향하는 방향으로. 방 구조상 자연스러운 방향이었으니까, 깊이 생각하지 않고.
한밤중에 딱 한 번, 잠에서 깼대.
무슨 소리가 들린 것도, 뭔가를 본 것도 아니야. 그냥, 정신을 차려보니 천장의 무늬가 아까와 달랐어. 베개의 위치가 반대로 바뀌어 있었어. 몸이, 180도, 빙그르르 돌아 있었어.
발이, 우물과 반대 방향을 향하고 있었어.
……뒤척인 거 아닐까, 생각하겠지. 나도 그렇게 생각하고 싶어. 근데 있잖아, 그 사람 말로는, 이불의 주름이 전혀 흐트러져 있지 않았대. 베개의 움푹 팬 자국만, 두 개가 있었어. 머리 모양의 자국이, 두 개. 하나는 처음에 누웠던 쪽에. 또 하나는, 몸이 향하고 있던, 반대쪽 끝에.
누군가가, 조심스럽게, 옮겨놓은 것처럼.
다음 날 아침, 그 집 사람에게 얘기했더니, "아, 또"라는 얼굴을 했대. 화내는 것도, 놀라는 것도 아니고, 그냥 조용히 "그 방에서 그쪽 향하고 자면, 그렇게 돼"라고. 몇 번이고, 여러 사람이 똑같은 일을 겪었으니까, 이미 익숙해진 것 같았대.
근데 있잖아, 제일 무서운 건 거기가 아니야.
그 사람이 돌아가면서, 문득 뒤를 돌아 툇마루에서 마당을 봤을 때, 우물 뚜껑 위에 얇게 먼지가 쌓여 있었대. 나가사키의, 그 습한 공기 속에서, 건조한 먼지가. 거기만, 원을 그리듯, 깨끗하게 쓸려 있었어. 마치, 누군가가 그곳에 오랜 시간, 앉아 있었던 것처럼.
……그 집이 지금도 있는지, 나는 몰라. 이라바야시의 어느 비탈길에, 오늘 밤도 그 네 평 반짜리 어둑한 방이 있을지도 몰라.
만약 네가, 그 집에 묵게 됐을 때는.
발을, 어느 쪽으로 향할지. 잘 생각하고 나서, 눈을 감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