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말이죠, 제 친구의, 또 그 친구에게서 들은 이야기입니다. 확인할 방법이 없긴 한데, 묘하게 세세한 부분들이 마음에 걸려서, 오늘 이 자리에서 한번 말씀드려볼까 싶었습니다.
시부야 지하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그분을, 일단 K씨라고 해두죠. 회사에 다니는, 서른 대 남성이라고 합니다. 어느 가을 밤, 일이 늦게까지 이어지는 바람에, 막차까지 십 분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시부야 개찰구를 빠져나왔다고 합니다. 환승 때문에 조금 서두르고 있었죠. 시부야 지하는 아시다시피, 요 몇 년 사이에 꽤 복잡해졌잖습니까. 공사 가벽이 여기저기 세워져 있고, 어제까지 있던 통로가 오늘은 막혀 있는 일이 예사로 일어나는 곳이죠. K씨도 그런 데 익숙해져 있었기 때문에, 안내판을 슬쩍 훑어보고는 빠른 걸음으로 걸어갔던 겁니다.
그때, 정신을 차려보니, 낯선 통로 안에 들어서 있었다.
나중에 본인이 말하기를, "꺾었다는 느낌이 없었다"고 했습니다. 똑바로 걷고 있었는데, 어느새 통로 폭이 조금 좁아져 있었고, 형광등 빛깔이 달라져 있었다고. 보통의 하얀 빛이 아니라, 누르스름한, 낡은 형광등 빛이었다고. 희미하게, 깜빡이고 있었다고 합니다.
발을 멈추려 했지만, 막차 시간이 머릿속에 걸렸다. 일단 앞으로 나아갔다.
그러자 안내판이 있었습니다. 벽에 붙어 있는, 흰 바탕에 검은 화살표가 그려진, 지극히 평범한 안내판이었습니다. 그런데 거기 적혀 있는 번호가, 이상했다.
시부야역 출구가 지금 몇 번까지 있는지, 여러분 아십니까. 아마 십 몇 번까지 있을 겁니다. K씨도 대략은 알고 있었죠. 그런데 그 안내판에는, 그가 들어본 적도 없는 번호가 적혀 있었다고 합니다. 화살표가 가리키는 방향으로 가면, 그 출구로 나갈 수 있다고.
이상하다고는 생각했다. 그래도 발은, 앞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통로 안쪽에, 넓은 공간이 펼쳐져 있었다고 합니다. 콩코스라 부르기엔 너무 황량하고, 그냥 넓기만 한. 타일 색깔이, 지금의 시부야역 것과는 확연히 달랐다. 탁하고, 옅은 황갈색 타일. 어딘가 곰팡이 냄새가 났다고 했습니다. 지하 특유의, 습기를 머금은, 오래된 공기의 냄새.
셔터가 있었습니다. 금속으로 된, 녹이 슨, 낡은 셔터. 내려진 채로, 움직일 기미도 없었다. 출구는, 분명 거기 있어야 했는데, 완전히 막혀 있었다.
K씨, 그때 처음으로, 진짜 무서워졌다고 합니다.
셔터 앞에 서서, 문득 깨달았다. 너무 조용하다. 시부야 지하라는 곳은, 막차 직전이라도, 어디선가 희미하게 소리가 들려오는 법이잖습니까. 전철의 진동이라든가, 공조기의 웅웅거림이라든가, 멀리서 들리는 사람 목소리라든가. 그런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 자신의 숨소리와, 신발 밑창이 타일에 닿는 소리밖에 들리지 않았다.
돌아가려 했습니다.
왔던 통로가, 없었다.
벽이었습니다. 꺾어 들어왔을 터인 모퉁이 자리가, 그냥 벽이 되어 있었다. K씨, 그 자리에서 한동안 굳어 있었다고 합니다. 얼마나 되는 시간이었는지, 본인도 잘 모르겠다고. 오 분이었는지, 삼십 분이었는지. 감각이 뒤틀려 있었다고 했습니다.
이윽고 또 다른 통로를 발견하고, 그쪽으로 나아갔더니, 익숙한 평소의 시부야 지하로 나왔다고 합니다.
막차는, 이미 오래전에 떠나 있었다.
이상한 것은 말이죠, 그 후 K씨가 신경이 쓰여서, 시부야역 구내도를 찾아봤다고 합니다. 그 번호의 출구는, 어디에도 나와 있지 않았다. 과거 도면도, 재개발 전의 오래된 지도도 찾아봤다. 그래도, 없었다.
다만, 한 가지만은 알게 된 것이 있었다.
그 셔터에, 희미하게 오염이 묻어 있었다고 K씨는 말했습니다. 녹과 먼지로 더러워진 금속 표면에, 손바닥 자국 같은 것이, 몇 개고 몇 개고, 안쪽에서 밀어낸 것처럼, 남아 있었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