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잖아, 들어볼래?
교토 얘긴데, 좀…… 소름 돋는 이야기야. 직접 확인한 건 아니니까, 어디까지나 소문으로 들어줬으면 해.
시내 어딘가, 라는 정도로만 알아줘. 어느 평범한 맨션 안뜰 이야기래. 외관은 흔해빠진 곳이라고 해. 나무 몇 그루 심어져 있고, 벤치 하나 있고, 타일 깔린, 정말 아무것도 아닌 안뜰. 근데…… 거기 살던 사람이, 좀 이상한 말을 하기 시작했대.
그 사람, 일단 다나카 씨라고 부르자. 삼십 대 남자고, 꽤 논리적인 타입이었다는데, 이사 온 지 반 년쯤 됐을 어느 날 밤, 쓰레기봉투 들고 안뜰에 나갔대. 밤 열 시쯤. 늘 하던 대로 방문 닫고, 쓰레기 버리러 가려던 그 순간…… 뭔가 이상하다 싶었대.
처음엔 몸으로 느꼈다고 해. 발밑이 붕 뜨는 것 같고, 머리가 서서히 무거워지는 느낌. 어지럼증인가 싶었는데, 그것치고는 이상해서. 공기가…… 뭐랄까, 멈춰 있는 것 같았대. 바람도 없는데 나뭇잎이 움직이지 않는다는 게 아니라, 세상이 '고요한' 게 아니라 '멈춰 있는' 느낌이었다고 본인이 말했다더라. 그 차이를 잘 설명하기 어렵지만, 바람이 없는 것과 시간이 멈춰 있는 건, 뭔가 다르잖아.
그래서 쓰레기봉투 든 채로, 잠깐 그 자리에 서 있었대.
그랬더니 갑자기, 하늘 색이 바뀌었대.
…… 밤 열 시야? 어두워야 할 하늘이. 짙고, 짙은 파란색이 됐다는 거야. 새벽 하늘보다 훨씬 짙은데, 별은 하나도 없어. 새파란데, 새까만 파랑. 그런 색, 들어본 적 없잖아. 다나카 씨도 그랬대. "이런 색은 이름이 없다"고, 나중에 적었다더라.
그리고 그때, 냄새가 났대.
맡아본 적 없는 냄새. 달콤한 건지 탄 건지도 모르겠는데, 분명히 코 안쪽으로 파고드는, 뭔가…… 젖은 돌 같기도 하고, 오래된 절 깊숙한 곳 같기도 하고, 근데 그 어느 것과도 다른 냄새. 몸이 저도 모르게 뒷걸음질 칠 만큼, 강했대.
그대로 뒤를 돌아봤더니…… 있잖아, 여기서 소름이 돋는데.
게시판에, 종이가 붙어 있었대.
관리조합 공지 같은 것들이 붙어 있는 그 게시판. 거기에 한 장, 본 적 없는 종이가 섞여 있었대. 흰 종이에, 손으로 쓴 일본어. 근데…… 읽을 수가 없는 거야. 일본어인데, 읽을 수가 없어. 히라가나도 가타카나도 한자도, 전부 아는 글자인데, 의미가 머릿속에 들어오지 않는 거야. 몇 번을 읽어도, 그냥 기호로밖에 안 보이는 거야.
다나카 씨는 그걸 사진으로 찍으려 했대. 스마트폰을 들이댔더니…… 화면 속에, 그 종이가 찍히지 않았어. 게시판은 찍히는데, 그 종이만, 없어.
무서워서 방으로 돌아갔더니,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기분이 돌아왔대. 문을 닫는 순간, 스윽…… 하고.
다음 날, 게시판을 보러 갔더니, 그 종이는 없었어. 다른 주민들한테 물어봐도, 그런 종이는 못 봤다고. 관리 회사에 상담했더니, 특별한 이상은 없다고 해서, 그걸로 끝.
다나카 씨는 그 경험을 인터넷에 올렸는데, 신기하게도, 같은 맨션의 다른 주민이 댓글을 달았대. "저도 안뜰에서 기분이 나빠질 때가 있어요", "하늘이 이상하게 보인 밤이 있었어요"라고. 근데 제일 소름 돋았던 건, 다른 사람이 쓴 한마디였어.
"문을 닫으면, 더 심해지지 않나요?"라고.
…… 다나카 씨는 기억하고 있을 거야. 그날 밤, 자기 방문을 닫는 순간부터, 그게 시작됐다는 걸. 근데, 그 댓글을 쓴 사람은, 다나카 씨와는 다른 동에 살고 있었대. 다나카 씨의 글에는, 문에 대한 이야기는 쓰지 않았어.
어떻게 알고 있었을까.
안뜰이 정말 이상한 장소인 건지, 아니면…… 그 맨션에는, 무언가를 '알고 있는 사람'이, 처음부터 있는 건지.
진상은, 모른대. 다만, 다나카 씨는 이제 그 맨션에 살지 않는다고 해. 근데 가끔, 꿈을 꾼다고 했대.
이름 없는 파란 하늘과, 읽을 수 없는 글자의 꿈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