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잖아, 듣고 있어?
구라마산 얘기인데. 교토 북쪽, 조금 깊숙이 들어간 산속에서, 지금도 조용히 이어지고 있다는 이야기야. 확실한 건 나도 모르겠지만……그냥, 들어줬으면 해서.
친구의 친구가 작년 가을에 갔대. 혼자서. 평일 낮에 입산했으니까 저녁엔 내려올 수 있겠지 싶어서, 케이블카도 안 타고 걸어서 올라갔다는 거야.
산길은 처음엔 별거 없는데, 안으로 들어갈수록 점점 공기의 색깔이 달라진다고 하더라. 빛의 질이 다르다고. 나무가 높고 빽빽해서 낮인데도 어스름하고, 차갑고 축축한 바람이 목덜미에 닿는 느낌이 계속 따라온다는 거야.
그 애가 도착한 곳이 소조가타니 바로 앞에 있는 '나무뿌리 길'이었어. 알아? 땅에서 삼나무 뿌리가 전부 솟아올라서, 마치 뭔가가 밑에서 밀어 올리려는 것처럼 꿈틀거리는 그 장소. 지질이 단단해서 뿌리가 땅속으로 파고들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은 있는데……그래도 실제로 거기 서보면, 설명으로는 따라잡을 수 없는 느낌이 든다는 거야. 뿌리 표면이 검고 축축해서, 밟으면 미끌미끌하대. 차가운데, 왠지 살아있는 것 같은 감촉이 난다고.
그 애, 거기서 잠깐 쉬려고 쪼그려 앉았대.
그랬더니, 문득 알아챈 거야.
너무 조용하다고.
산속에선 항상 뭔가 소리가 나잖아. 새 소리라든가, 바람이라든가, 나뭇잎 스치는 소리라든가. 근데 그 순간, 딱 전부 멈춰버렸대. 마치 산이 숨을 삼킨 것처럼.
그래서 고개를 들었더니, 조금 앞 나무들 사이에, 사람이 서 있었대.
남자아이였다고. 열 살쯤 되어 보이는, 기모노 차림의.
낮이니까 코스프레나 촬영 같은 거겠지 싶었대, 처음엔. 근데 그 애가 고개를 갸웃하며 이쪽을 빤히 바라보는 게 느껴져서, 말이라도 걸어볼까 했을 때……그 애의 발밑을 봤대.
뿌리 길 위에 서 있는데, 뿌리가, 그 애의 발 아래에서 움직이고 있었다는 거야.
천천히, 천천히, 뿌리가 감싸듯이, 그 발목에 감겨드는 게 보였대.
친구는 그 자리에서 목소리가 안 나왔다고 했어. 소리를 지르려 해도 목에서 아무 소리도 안 나오고. 발이 뿌리 길에 달라붙은 것처럼 움직이지 않아서. 그냥 눈이 마주친 채로, 그 애가 희미하게 웃는 걸 보고 있었대.
웃음이 예뻤대. 그게 제일 무서웠다고 했어. 아이의 얼굴인데, 수백 년을 계속 웃어온 것 같은, 오래된 얼굴이었다고.
다음 순간, 남자아이는 사라져 있었어. 발밑의 뿌리도, 원래대로 조용해져 있었어. 산의 소리도,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돌아왔어.
그 애는 결국 왔던 길을 달려서 하산했는데……집에 돌아와서야 알아챘대.
발목에, 가느다란 찰과상이 하나, 빙 둘러 감겨 있었다고.
어디서 생긴 건지, 전혀 모르겠다고.
구라마산에선 말이야, 지금도 가끔 산 깊은 곳에서 아이의 기척이 느껴진다고 하더라. 저 산에는 옛날에, 어린 나이에 맡겨진 아이가 있어서, 한밤중에 혼자 깊은 곳으로 깊은 곳으로 들어갔다는 이야기가 전해지잖아. 텐구에게 배우기 위해.
……있잖아, 그 애, 제대로, 산을 나올 수 있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