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잖아, 듣고 있어?
나라 얘기인데……직접 확인한 건 아니니까, 어디까지나 들은 이야기로 들어줘.
시라타카오미카미, 라고 읽는다던데……나라 시내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그런 폐신사가 있대. 옛날엔 신흥 종교의 수행 장소였다는 얘기가 있고, 지금은 아무도 관리하지 않아서 도리이는 진작에 썩어 무너졌고, 경내에 발을 들이면 공기가 다르다고 말하는 사람이 많대. 그냥 낡았다는 게 아니라……뭔가가, 들러붙어 있는 것 같은, 그런 무게감이 있다고. 담력 시험 장소로 꽤 오래전부터 이름이 돌았나봐.
이게, 몇 년 전 얘기인데.
여자애가 넷이었나, 대학생 그룹이 밤에 갔대. 여름이 끝나갈 무렵이었는데, 산 공기는 여름에도 뼛속까지 차잖아. 그 애들도, 입구 도리이를 지나는 순간 싸늘한 바람이 발밑을 스쳐갔다고 했대. 위에서 불어온 게 아니라, 땅 쪽에서 기어 올라오는 것 같은, 그런 냉기였다고.
그리고 신사 안쪽에, 바위를 파낸 것 같은 작은 동굴이 있대. 정말 사람 하나가 몸을 숙이고 들어갈 수 있을 정도의, 어두운 구멍. 수행을 위해 판 건지, 원래 거기 있었던 건지는 모르겠지만……그 동굴 입구에는, 너덜너덜한 금줄 같은 게 드리워져 있었대. 원래 흰색이었을 그게, 새까맣게 변색되어 바위에 찰싹 달라붙어 있었다고.
한 애가, "잠깐 들어가 보자"고 했대.
말리는 애도 있었다는데, 뭐 담력 시험이니까 하면서, 그 애는 손전등을 들고 몸을 숙여 동굴 안으로 들어갔어. 딱 1분 남짓 만에 나와서는, "아무것도 없었어"라고 웃었대. 그때, 거기서 끝났으면 좋았을 텐데.
문제는, 그다음이야.
신사를 나와서 주차장 쪽으로 걸어가던 중에, 그 애가 불쑥 멈춰 섰대. 뭔가를 알아챈 것처럼, 갑자기. 다들 "왜 그래?"하고 말을 걸려는 순간……그 애가, 나지막이 뭔가를 중얼거렸대.
일본어가 아니었다고.
그렇다고 외국어도 아니었어. 소리의 나열이 말의 형태를 하고 있는데, 의미에 닿지 않는. 듣는 순간 머릿속이 하얗게 비어버리는 것 같은, 그런 목소리였대. 게다가 목소리 톤이, 아까까지와 전혀 달랐대. 낮고, 평평하고, 억양이 없어. 그 애가 한 번도 쓴 적 없는 것 같은 목소리.
그리고 다음 순간, 그 애가 천천히 고개를 돌려, 왔던 길 쪽을 돌아봤대.
신사 쪽을.
그런데, 눈이……이상했대. 눈을 깜빡이지 않았대.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손전등 빛이 그 애 얼굴을 옆에서 비추고 있었는데, 눈만 희미하게 빛나면서, 정말 인형처럼, 그저 가만히 신사 쪽을 바라보고 있었대.
같이 있던 애가 어깨를 잡고 흔들었더니, 그 애는 그때서야 처음으로 눈을 깜빡이고는, "응? 왜?"라고 아무렇지 않게 대답했대. 본인은,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했대.
친구들은 바로 그 자리에서 데리고 나와서, 다음 날 부적을 받으러 갔다는데……다만, 그 후에 어떻게 됐는지, 완전히 원래대로 돌아왔는지는, 얘기해준 사람도 모른다고 했어. "한동안은 평소처럼 얘기할 수 있었는데, 왠지 웃는 방식이 달라진 것 같았어"라고, 친구 중 하나가 말했다더라.
그것만 들으면, 뭐 그렇게까지 무섭지 않은 것 같잖아. 근데 있잖아, 내가 제일 마음에 걸리는 건 그게 아니라.
그 동굴 얘기를 좀 더 들었는데, 그 구멍 안쪽, 손전등으로 비추면 바위 표면에 뭔가가 빼곡하게 새겨져 있대. 글자인지 문양인지 구분이 안 될 만큼 촘촘하게. 근데 자세히 보면, 같은 형태가 반복되고 있대.
그리고, 그 형태가……사람 얼굴로, 보이기 시작한대.
보면 볼수록, 또 다른 얼굴이 떠오른대. 계속 늘어나.
그 애가 1분 만에 나왔을 때, 손전등 배터리가 거의 다 됐었대. 완전히 꺼지기 직전에, 마지막으로 딱 한 번만 더 바위 표면을 비췄대.
그때, 가장 안쪽에 있는 얼굴만, 이쪽을 향하고 있었대.
…………그것만 들어도, 거기엔, 이제 가까이 가지 않는 게 좋을 것 같아. 적어도, 호기심으로는.
그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