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잖아, 들어볼래?
가나가와에 있는 옛 선나미 터널 얘기인데……아는 사람의 아는 사람한테서 흘러들어온 이야기라, 어디까지가 진짜인지는 모르겠어. 근데 한번 들어버리면 끝이야, 왠지 잊히질 않아서.
그 터널, 지금은 안 쓴대. 산을 넘는 낡은 옛길 중간에 덩그러니 입을 벌리고 있다나. 낮에도 어둡고, 한여름에도 서늘하다고 들었어. 콘크리트 벽에 얼룩이 배어 있고, 군데군데 이끼가 검게 피어 있고……그것만 들어도 벌써 가고 싶지 않은 느낌이잖아.
그게 벌써 사십 년도 더 된 일이라는데, 거기서 오토바이 사고가 있었대. 죽은 건 젊은 남자애였는데, 이름은 모른대. 그냥 '그 아이'라고, 그 동네 사람들은 그렇게 부른다나. 왜 이름을 안 부르냐면, 그것도 좀 마음에 걸리지. 부르면 온다는 얘기도 있다고 하더라……
있잖아. 옛날에 그 터널 입구에 팻말이 세워져 있던 시절이 있었다고 들었는데. 손으로 직접 쓴 거였는데, '이제 그만 가거라, 그 아이야'라고 적혀 있었대. ……잠깐, 이거 이상하지 않아? '이제 그만 가거라'가 아니라 '이제 그만 가거라, **그 아이야**'라고, 이름 대신 그렇게 써 있었다나. 누가 세운 건지, 영혼을 달래려는 건지, 아니면 나중에 오는 사람들한테 경고하는 건지, 말이 여러 갈래라 확실하지 않대. 근데 그 팻말, 지금은 없대. 어느 순간 사라졌다고. 누군가 치운 건지, 아니면……있잖아.
본론은 여기서부터야.
친구의 친구인 남자애, 일단 K라고 부를게, 그 K가 작년 가을에 밤중에 차로 그 길을 지나갔대. 귀신 나오는 곳 같은 데 딱히 관심도 없었다나, 그냥 지름길인 줄 알고 들어간 거래. 밤 열한 시가 넘은 시각에, 혼자서.
터널에 들어선 순간, 뭔가 공기가 달라진 것 같았대. 밖은 가을이니까 서늘하긴 한데, 터널 안은 그보다 훨씬 차가웠다고……그것만이라면 뭐, 하고 넘길 수 있잖아. 근데 K, 가다가 문득 백미러를 봤대.
뒤에는 아무것도 없었어. 그냥 캄캄한, 터널뿐.
그리고 앞을 다시 봤을 때——헤드라이트 불빛 너머, 마침 터널 출구가 보이기 시작하는 그 지점에, 오토바이가 달리고 있었대. 앞서 가는 오토바이. 깜빡이도 미등도 아무것도 없이, 그냥 실루엣만 거기 있는 거야.
K는 처음엔 '무등화 운전하는 놈이 있네' 싶었다는데……뭔가, 이상했대. 오토바이가, 흔들리는 거야. 흐느적흐느적, 좌우로. 쓰러질 것 같으면서도 안 쓰러지고, 흐느적거리면서 나아가는 거야.
그래서 K가 자기도 모르게 브레이크를 밟고 속도를 줄인 그 순간——
오토바이에서 탄 사람이 뒤를 돌아봤대.
헬멧도 없어. 젊은 얼굴. 이쪽을 보고 있어.
근데 있잖아, K가 제일 무서웠던 건 그게 아니라고 하더라. 얼굴도 아니고, 뒤를 돌아본 것도 아니고……그 아이의 입이, 움직이고 있었대. 소리는 안 들려. 근데 분명하게, 몇 번이고 몇 번이고, 같은 말을 반복하는 것처럼, 입이 움직이고 있었대.
뭐라고 했는지는, 모른대.
K는 정신을 차려보니 터널 밖에 나와 있었고, 갓길에 차를 세우고 떨고 있었대. 앞서 달리던 오토바이는, 어디에도 없었대. 출구 너머 길에도, 어디에도.
나중에 들은 얘기로는, 그 터널, 지금도 한밤중에 오토바이 소리만 들릴 때가 있다나. 엔진 소리가 아니라, 타이어가 노면을 긁는 소리. 미끄러지는 것 같은, 그 소리.
K는 지금도 그때 입이 움직이던 게 무슨 의미였는지 생각할 때가 있다고 했어.
'살려줘'였던 건지. '오지 마'였던 건지.
아니면——전혀 다른 무언가를, 지금도 계속 말하고 있는 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