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한 가지 이야기를 들어주시겠습니까.
사쿠라기초역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직접 확인한 건 아닙니다만, 그곳에는 옛날에 끔찍한 사고가 있었다고 하더군요. 아주 오래전 일이라고 합니다. 열차에 불이 붙었습니다. 그것도 달리는 도중에 불이 붙어서, 승객들이 미처 피하지 못한 채 불에 타 죽었다고 합니다. 많은 분들이 돌아가셨다고 들었습니다. 지금의 역사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그런데 말이죠, 벌써 칠십 년도 더 된 이야기인데, 지금도 이상한 일들이 계속되고 있다는 겁니다.
지인에게 들은 이야기인데요, 그 사람의 친구——편의상 K씨라고 해두겠습니다——K씨가 퇴근길에 그 역을 이용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막차에 가까운 시간이었죠. 플랫폼에 내려서 보니 승객도 거의 없고, 형광등 불빛이 유난히 하얗게 느껴졌다고 합니다.
그래서 벤치에 앉아 다음 전철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때, 문득 미지근한 바람이 뺨에 닿았다고 합니다.
밤의 역 플랫폼이라는 곳은 어딘지 뼛속까지 스며드는 냉기가 있기 마련이잖습니까. 그런데 왜인지 그곳만 공기가 미적지근했다고 합니다. 이상하다 싶어 고개를 들었더니, 플랫폼 끝 쪽, 어둑어둑한 곳에 남자가 한 명 서 있는 게 보였습니다.
코트를 입고, 고개를 숙인 채, 꼼짝도 않고 서 있었습니다.
막차를 기다리는 사람이겠거니, 처음에는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다만 왠지 마음에 걸려서 다시 슬쩍 눈길을 주었더니——그 사람, 아까와 1밀리미터도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서 있는 모습이 어딘가 이상했습니다. 사람이 멍하니 서 있을 때 생기는 그 미세한 흔들림이 없었습니다. 숨을 쉴 때의 미동이랄까, 그런 것이 전혀 없었습니다.
K씨는 섬뜩해져서 슬며시 시선을 돌렸다고 합니다.
그리고 전철이 들어와, 막 올라타려던 그 순간이었습니다.
등 뒤에서 목소리가 들렸다고 합니다.
"뜨거워."
그것뿐이었습니다.
돌아보니, 그 남자의 모습은 이미 없었습니다. 플랫폼 끝도, 어디에도, 아무도 없었습니다. K씨는 아무 생각도 못 한 채 전철에 뛰어올랐고, 문이 닫히고 나서야 비로소 자신이 땀을 흘리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고 합니다. 한겨울이었는데도.
나중에 찾아보고서 그 사고에 대해 알게 되었다고 하더군요. 화재 속에서 도망칠 곳을 잃은 분들의 이야기를 읽고, 그 한마디의 의미를 이해하고 나서, 한동안 잠을 이루지 못했다고 합니다.
역무원들 중에도 야간 근무 중에 이상한 경험을 한 사람이 여럿 있다고 하는데, 자세한 이야기는 아무도 하려 들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야 그렇겠죠. 말할 수가 없는 게 아닐까,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수십 년이 지나도, 그 뜨거움은 아직 식지 않은 것인지도 모릅니다.
다만 한 가지, 아무리 해도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것이 있는데요——K씨가 나중에 사진을 정리하다가, 플랫폼에서 무심코 찍은 한 장에 이상한 것이 찍혀 있었다고 합니다. 남자의 뒷모습. 코트를 입고, 고개를 숙인 채.
K씨가 올라탄 전철의 창유리에 비친 것이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사진, 전철이 움직이기 시작한 뒤에 찍은 것이었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