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말이죠, 지인한테 들은 이야기인데요……확인할 수 없는 부분도 섞여 있으니까, 뭐, 그런 마음으로 들어주시면 좋겠습니다.
에노시마 안쪽, 이와야 동굴 얘기예요.
그 섬, 가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도리이를 지나 섬 뒤편까지 걸어가면 꽤 시간이 걸려요. 계단도 여러 개고, 사람도 많고, 발밑이 위험한 곳도 있고. 보통 걸음으로 한 시간, 조금 더 걸릴 때도 있는 그런 길이거든요.
그래서 그 사람……일단 K씨라고 해두죠. K씨가 친구 커플과 셋이서 에노시마를 찾은 게, 어느 가을 저녁이었다고 해요.
반은 관광, 반은 도시전설 얘기로 신나 있었던 모양인데, 이와야 근처에서 시간 감각이 이상해진다는 소문이 있다는 얘기가 나왔대요. 시간이 사라진다, 뭐 그런 거요. 흔한 얘기잖아요. K씨도 처음엔 반쯤 웃으면서 듣고 있었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셋이서 실험해보자는 얘기가 나왔어요.
출발은 오후 네 시. 도리이 앞에서 셋 다 스마트폰을 뒤집어놓고, 시계는 보지 않는다. 섬 뒤편, 이와야까지 갔다가 돌아올 때까지 시간을 일절 확인하지 않는다. 오직 체감만으로 얼마나 지났는지 기록해보자고.
걷기 시작했어요.
계단을 오르고, 내려가고, 인파를 헤치며 이와야를 향해 걷는다. 해가 기울어지기 시작해서, 그 시간대 특유의 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차가웠다고 해요. 돌계단에 드리운 그림자가 길어지고, 관광객들의 얼굴이 조금씩 주황빛으로 물들어가고.
이와야 안으로 들어갔어요.
안은 어두워요. 초 한 자루를 건네받아 그걸 들고 안쪽으로 나아간다. 천장이 낮고, 발밑은 젖어 있고, 서늘한 공기가 계속 뺨에 닿아온다. 촛불이 흔들릴 때마다 바위 표면의 그림자가 스르르 움직인다. K씨는 왠지 말하기가 싫어졌다고 했다더군요. 목소리를 내고 싶지 않은 느낌, 이라고나 할까. 조용히 있어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고.
셋 다 말없이, 안쪽까지 갔다가 되돌아왔어요.
도리이까지 돌아와서, 각자 느낀 시간을 말해봤대요. K씨는 한 시간 조금 넘게, 커플 남성은 한 시간 반쯤, 여성도 한 시간은 넘게 지난 것 같다고 했다고.
그러고 나서 스마트폰으로 시각을 확인했어요.
삼십이 분이었대요.
셋 다 말이 없어졌다고 해요. 웃을 수가 없었다고. 왜냐면 물리적으로, 그 거리를, 그 발판으로, 삼십이 분 만에 왕복하는 건 불가능하거든요. K씨는 그걸 알고 있었기 때문에 더 무서웠다고 했다더군요. 시간이 줄어든 게 아니라, 뭔가가……깎여나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는 표현을 썼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말이죠, 한 가지 마음에 걸리는 게 있어서요.
나중에 K씨가 이와야 안에서 찍은 사진을 다시 들여다봤더니, 딱 한 장, 이상한 게 찍혀 있었다고 해요. K씨 앞을 걷던 두 사람의 등이 찍혀 있는데, 그 두 사람 사이, 딱 한가운데쯤에, 사람의 머리처럼 생긴 둥근 것이 비쳐 있었대요. 키로 따지면, 어른의 허리 높이쯤 되는 위치에.
이와야 안에는, 그 세 사람밖에 없었을 텐데, 라고 하더군요.
누구의 것인지, 지금도 모른 채로 있다고 해요.
깎여나간 그 삼십 분 안에 무엇이 있었는지는……아무도 모른 채로, 있다고 하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