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잖아, 들어줄래?
이거, 마치다 근처에서 오래전부터 속삭여지던 이야기인데…… 확인하려고 하면 손가락 사이로 스르르 빠져나가는, 그런 종류의 이야기야. 그러니까, 어디까지나 들은 이야기로 받아들여줬으면 해.
1999년 여름. 오봉 무렵이었다고 들었어.
JR 나루세 역 근처에 살던, 열여덟 살 여자아이 이야기야. 미대를 목표로 하고 있었던 것 같은데, 항상 스케치북이나 화집 같은 걸 안고 다녔대. 그 여름, 가족 모두 함께 고향에 내려갈 예정이었어. 그런데 그 애만 남았어. 이유는 치과. 예약이 잡혀 있었거든. "잠깐 다녀올게"…… 그 한마디만 남기고, 문을 닫았어.
청바지에 샌들. 지갑 안에 든 것도 그대로. 화집 한 권만 들고.
……그게 마지막이었어.
가족이 며칠 뒤 돌아왔을 때, 부엌 테이블 위에 보리차가 그대로 놓여 있었대. 컵 안쪽에, 얼음이 녹은 옅은 물 자국이 남아 있었대. 근데, 입을 댄 흔적은 없었어. 나가기 직전까지, 막 마시려던 것처럼——그냥 그대로 놓여 있었던 거야. 그런 사소한 부분이, 있잖아. 왠지 무섭잖아. 누군가가 있었던 기척만 남겨진 채, 그 사람만 없는 거야.
경찰은 처음에 가출로 봤던 것 같아. 열여덟 살의 여름, 오봉, 혼자 남겨진 방——마음이 바뀔 수도 있다고. 근데 있잖아, 치과 예약이 있었어. 분명히. 그런데도, 그 치과에도 오지 않았다는 거야.
나루세 역을 나와서, 치과까지, 어떤 길을 걸어갔는지.
그게, 아무도, 모르는 거야.
딱 하나, 이상한 이야기가 있는데. 이건 직접 들은 게 아니라——당시 그 근처에 살던 아주머니가 했다는 이야기야. 어디까지나, 그런 이야기로 들어줘.
그 여름 낮, 나루세 역에서 조금 들어간 주택가 골목에서——전봇대와 전봇대 사이, 가늘고 짧은 골목——젊은 여자아이가 서 있는 걸 본 사람이 있다는 거야. 화집 같은 걸 두 손으로 가슴에 꼭 안고. 근데, 뭔가 이상했대. 선 채로, 똑같은 방향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고, 움직이지 않았어. 한여름 낮이니까 땅에서 아지랑이가 피어올랐을 텐데…… 그 애 주변만, 왠지, 고요했대.
말을 걸려고 했을 때, 그 애가 슬며시 얼굴을 돌렸어.
눈이 마주쳤어.
……울고 있는 것처럼 보였대. 울고 있었던 게 아니라, 울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고. 그 부분이 계속 마음에 걸려. 우는 얼굴이면 알잖아. 근데 "울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는 말, 그게 뭔 뜻이야? 표정이 움직이지 않는데, 왠지 그렇게 보였다는 거잖아.
아니면——뭔가를 호소하려 했던 걸까, 하고.
말을 걸려고 했더니, 어느새 사라져 있었대. 사라지는 순간을 본 게 아니야. 그냥, 눈을 한 번 깜빡이고, 다시 봤더니, 없었어.
……뭐, 그게 그 애였는지 아닌지는 모르지. 모르는 거지만.
다만——이것도 확실한 건 아닌데——그 골목, 여름이 되면 지금도 조금 이상하다는 거야. 바람 없는 날에도, 거기만 묘하게 공기가 차갑다고. 팔월 한낮에, 문득, 스윽 싸늘해진다는 거야. 피부가 아니라, 공기 쪽이 차가워지는 느낌. 체온을 빼앗기는 게 아니라, 갑자기 공기가 바뀌는 것처럼. ……그게 뭔지는, 아무도 말하지 않아.
이십 년이 넘도록, 아무것도 밝혀지지 않은 채로.
가족분들이 지금도 정보를 찾고 있다고 들었어. 그것만은 진짜 이야기야.
그 여름에 사라진 여자아이가, 지금 어디에 있는지, 아무도 모르는 채로. 다만…… 나루세 어딘가의 좁은 골목에서, 화집을 가슴에 안은 채, 이쪽을 바라보는 아이가 있을 것 같은——그런 기분이 드는 건, 나뿐일까.
눈이 마주쳤을 때, 울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면.
그 애는, 당신에게 무엇을 전하고 싶었던 걸까.
……있잖아. 오늘 밤, 집에 가는 길. 골목 모퉁이에 누군가가 서 있다면.
그 애의 눈을, 당신은 제대로, 마주 볼 수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