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잖아, 들어볼래?
난코 얘기인데.
거기 육교, 써본 사람이라면 알 것 같은데…… 그 독특한 분위기 있잖아. 콘크리트랑 철골로 만들어진, 인공적인 공중 회랑 같은 통로. 낮에도 사람이 별로 없어서, 발소리만 울려 퍼지고, 뭔가…… 살짝 붕 떠 있는 느낌이 드는 곳.
그 난코 연결 통로에서 이상한 일이 생긴다는 얘기, 들었거든.
친구의 친구한테 들은 거라서 확인은 못 했는데.
그 사람, 일단 K씨라고 부를게. K씨는 난코에 일이 있어서, 일주일에 몇 번씩 같은 길을 걸었대. 페리 터미널 쪽에서, 늘 다니던 육교를 건너서, 연결 통로를 지나, 빌딩 입구로 나오는 루트. 이미 몸이 기억할 만큼 익숙해진 길이었다고.
그게, 어느 가을 밤 늦게의 일이야.
야근하고 돌아오는 길이었는데, 시각은 열한 시가 넘어 있었어. 사람은 거의 없고, 통로에 들어선 순간부터 형광등의 하얀 빛만 쭉 이어져 있어. 탁, 탁 하고 자기 구두 소리가 메아리치고, 그 외엔 아무 소리도 안 들려.
K씨, 스마트폰 보면서 걷고 있었대. 그런데…… 어느 순간, 발이 멈췄다는 거야.
이유는 모르겠대. 그냥, 문득 '어?' 싶었다고.
통로의 공기가 바뀌어 있었어.
그때까지 나던, 콘크리트 특유의 차갑고 약간 곰팡이 냄새 나는 그 냄새가 갑자기 사라지고. 대신에…… 바다 냄새가 아니라, 더 끈적한, 비릿한 바람이 왔다는 거야. 바다 냄새와도 다른, 더 오래된 물 냄새. 갇혀 있던 물 냄새, 라고 본인이 표현했다는데.
스마트폰에서 얼굴을 들었더니, 통로 앞쪽에 출구가 있었어.
근데…… 이상해.
늘 다니던 출구는 오른쪽으로 꺾어진 곳에 있어야 하는데, 눈앞에 똑바로, 문이 있는 거야. 그것도, K씨가 한 번도 본 적 없는, 낡은 철제 문. 뭔가 녹슨 느낌의, 손잡이가 세로로 달린 문.
어, 하고 생각하며 왔던 길을 돌아봤더니…… 통로는, 분명히 있어. 형광등도 켜져 있어. 근데, 뭔가…… 거리감이 이상해. 방금 걸어온 길이 분명히 더 길었는데, 눈에 보이는 건 확연히 짧아. 마치 통로가 줄어든 것처럼.
K씨, 그때 엄청 무서웠다고 했대. 근데 돌아가는 것도 무서워서, 일단 앞의 문을 밀었다는 거야.
차가웠대. 손바닥에 철의 냉기가 스며드는 것 같을 만큼, 이상하리만치 차가워서.
문은 열렸어.
거기는…… 바깥이었어. 근데, 본 적 없는 장소.
어두운, 건물 뒤편 같은 곳인데, 아스팔트 사이로 잡초가 자라 있고, 멀리 바다가 보여. 근데, 그 바다 너머에, 불빛이 없어. 난코는 맞은편에도 불빛이 보이잖아. 그 인공적인 빛의 줄기가, 없어. 그냥, 검은 바다만 펼쳐져 있는 거야.
K씨, 그 풍경을 본 순간, 몸이 굳어버렸대.
무섭다는 게 아니라, 더 깊은 곳에서 뭔가가 '안 돼'라고 말하는 느낌, 이라고 표현했다는데. 여기 있으면 안 된다, 고.
그리고, 정신을 차렸더니…… 통로 안에 있었대.
아까의 문도, 낡은 철제 문도, 어디에도 없어. 늘 보던 형광등 통로에서, 앞을 보니까, 익숙한 출구가 제대로 있어. 오른쪽으로 꺾어진 곳의, 그 유리 출구.
K씨, 그대로 뛰어서 나왔대.
나중에 지도로 찾아봤는데, 그 통로에서 어떻게 해도 그런 풍경이 보이는 곳으로는 나올 수 없다는 거야. 바다 너머에 아무것도 없는 곳 같은 건, 난코 주변에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 그 이후로, K씨는 그 통로를 쓰지 않게 됐다고 들었어.
근데, 딱 하나, 계속 마음에 걸리는 게 있대.
그 문을 밀었을 때, 손바닥에 느껴진 차가움.
철의 감촉이었는데, 더…… 부드러운 느낌이 섞여 있었대. 뭔가, 얇은 막 같은 걸 함께 밀고 있는 것 같은.
그게 뭔지, 지금도 모르겠다고.
…… 난코 연결 통로, 밤늦게 혼자 걸을 때는 말이야, 스마트폰에서 눈을 떼는 게 나을지도 몰라.
정신 차렸을 때는 이미, 낯선 문 앞에 서 있을지도 모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