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들어봐 주시겠어요.
제가 직접 겪은 일은 아닌데요……우에노에서 일하는 지인한테서, 작년 가을 무렵에 들은 이야기예요. 확인할 방법도 없고, 믿고 안 믿고는 여러분께 맡기겠습니다만.
그 지인, K씨라고 하는데요, 우에노의 미술관에서 일하고 있어요. 야근이 이어지던 시기가 있었다고 해서, 밤 열한 시가 넘어 퇴근하는 일도 드물지 않았다고 하더라고요. 돌아가는 길에 불인지 물가를 지나는 게 가장 가까운 길이었다고요.
십월 말 무렵, 밤 열한 시 반쯤이었다고 했어요. 공기가 차갑게 가라앉아 있고, 연꽃의 시든 줄기가 줄지어 수면 위로 솟아 있는 계절이죠. 한여름엔 그토록 푸르게 우거졌던 잎들이 전부 거무스름하게 변해서, 물 위에 축 늘어져 있는 것 같은, 그런 시기.
연못 옆 산책로를 혼자 걷고 있었는데, 문득, 왠지 모르게, 물 쪽이 신경 쓰였다고 해요. 이유는 모르겠다고. 그냥, 어쩐지, 발이 저절로 연못 가장자리 쪽으로 향해 버렸다고.
물을 들여다봤다고 해요.
가로등 불빛이 수면에 비치고, 자신의 얼굴도 희미하게 비치고 있었다고. K씨는 안경을 쓰고 있어서, 렌즈가 빛을 반사해 자기 얼굴이 잘 보이지 않았다고 하는데요……그래도, 물속에서, 자신의 윤곽은 알아볼 수 있었다고.
그때, 알아챘다고 해요.
물에 비친 자신의 얼굴 바로 뒤에, 또 하나의 얼굴이 있었다고.
여자의 얼굴이었다고 했어요. 머리카락이 길고, 물속에서 퍼져 있었다고. 그런데 K씨가 처음에 신경 쓰인 건 얼굴이 아니었다고 해요.
목 아래가, 없었다고.
수면 위로 스윽 떠오른 얼굴만이, K씨의 등 뒤에 딱 달라붙어서 비치고 있었다고.
K씨는 돌아볼 수 없었다고 해요. 몸이 움직이지 않은 게 아니라고. 하지만, 돌아보면 더 큰일이 난다는 걸 알고 있었다고. 사람이란 그런 순간에, 왜인지 알게 되는 것 같다고.
그래서, 그냥, 수면만 바라보고 있었다고.
그 얼굴도, 이쪽을 보고 있었다고 해요.
눈이 마주쳤다고. 물속에서, 분명히.
얼마나 그러고 있었는지 모르겠다고 했어요. 십 초인지, 일 분인지. 정신을 차려 보니, 발이 저절로 움직이고 있었고, 달리고 있었다고. 뒤는 돌아보지 않았다고. 돌아보지 않았다고, 몇 번이나 말했어요.
나중에 K씨가 조금 알아봤다고 하는데요……불인지에는 에도 시절부터 몸을 던진 사람이 많았다고 전해지고, 수초가 깊어서 한번 가라앉으면 떠오르지 않는다고도 들었다고. 그리고 쇼와 이십 년 삼월, 도쿄에 소이탄이 쏟아지던 그날 밤, 피할 곳을 잃은 사람들이 수없이 그 연못가로 몰려들어, 그대로 많은 분들이 돌아가셨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고.
제가 마음에 걸렸던 건 그게 아니라.
K씨가 마지막에 한 말 한마디 때문에.
"그 얼굴, 웃고 있었거든요. 화난 것도 아니고, 슬픈 것도 아니고, 그냥, 웃고 있었어요. 물 밑에서 오래오래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한, 그런 웃음이었어요."
그 뒤로, K씨는 귀갓길을 바꿨다고 해요.
하지만, 꿈속에는, 지금도 가끔 나온다고 했어요.
꿈속에서만, 돌아본다고 하더라고요……그때마다, 거기엔 이미, 아무도 없다고.
그냥, 연못의 수면만 있다고.
그리고, 물속에, 자신의 얼굴이 비치고 있다고. 하나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