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잖아, 듣고 있어?
핫코다산 얘기, 알지? 메이지 35년 겨울에 육군 병사들이 눈 덮인 산속으로 사라져간 그 이야기. 교과서에도 실릴 만큼 유명하니까 사건 자체는 다들 알 거라고 생각하는데……근데 내가 들은 건, 그 이후의 이야기야.
잠깐, 귀 좀 빌려줘.
이거, 2, 3년 전에 들은 얘기인데. 아오모리에 사는 친구의 지인이 직접 겪었다고 하더라고. 확인할 방법이 없으니까 사실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어. 근데 그 사람, 그 뒤로 한동안 산 근처에도 못 갔다고 했다나……
그 사람은 산악 사진 찍는 게 취미였는데, 12월 초에 혼자서 핫코다산에 들어갔대. 저녁에는 산기슭 산장으로 돌아올 생각으로, 오후부터 고토 오장의 동상 주변을 걷고 있었다는데……그 동상, 알아? 차렷 자세 그대로 눈 속에 우뚝 서서, 백 년 넘게 거기 있는 그 동상.
그날은 흐리고 눈이 흩날렸대. 바람도 거의 없고, 조용해서 카메라 셔터 소리만 울려 퍼지는, 그런 오후였다고. 동상 주위를 한 바퀴 돌고 나서 이제 돌아갈까 싶었을 때……뭔가 이상하다는 느낌이 들었대.
뭐가 이상하냐면, 냄새야.
눈 덮인 산은 냄새가 없대. 무취라고 할까, 차가운 공기뿐이고 아무것도 없어. 그런데 그때 갑자기, 젖은 군복 같은, 낡은 천이 물을 잔뜩 머금고 얼어가는 것 같은, 그런……뭐라 표현할 수 없는 무거운 냄새가 풍겨왔대.
걸음을 멈추고 주위를 둘러봤지만, 아무도 없어. 나무와 눈, 그리고 저 멀리 동상만 있을 뿐.
근데 냄새는 사라지지 않았어. 오히려 짙어졌어.
그때, 뒤에서 들려왔대.
자……자……자.
눈을 밟는 소리. 근데 보통 발소리가 아니야. 장화나 등산화 소리가 아니라, 더 무겁고, 더 많고, 가지런해. 한 사람이 아니야. 여러 사람이, 같은 리듬으로 밟아 나가는 소리. 행군하는 소리.
뒤를 돌아봤대.
아무도 없었어.
근데 소리는 계속됐어. 자, 자, 자, 자. 게다가 가까워지고 있어. 눈 위에 발자국은 없어. 그런데 소리만이, 틀림없이, 자기 쪽으로 다가오고 있어.
그 사람, 뛰지 못했대. 발이 움직이지 않아서 그냥 그 자리에 우두커니 서 있었대.
소리가 가장 가까워졌을 때……왼쪽 뺨에 뭔가가 닿았다는 거야.
손바닥이었대.
차갑고, 근데 사람 손처럼 부드럽고, 그게 천천히, 뺨을 감싸듯이 대어졌대. 딱 한 순간만.
그 뒤로는 아무것도 없었어. 냄새도 사라지고, 소리도 사라지고, 눈이 조용히 내리고 있을 뿐이었어.
근데 그 사람 말로는……그 손이, 놀랄 만큼 차가웠는데, 그래도 어떻게 말하면 좋을까, 매달리는 것 같은 느낌이었대. 밀어붙이는 게 아니라, 살며시 닿아오는 느낌.
마치……아직 거기 있다고, 알려주는 것 같았대.
고토 오장의 동상 있잖아, 지금도 겨울이 되면 눈을 뒤집어쓰고 거기 서 있대.
그 동상 뺨에도 옅게 눈이 쌓인다는데……동상 주변에만, 왜인지 눈이 녹은 흔적이 있을 때가 있다고, 현지 사람이 그랬다나.
누군가가 만지고 있는 건지, 아니면 만져지고 있는 건지.
……확인하러 갈 마음은, 도저히 안 생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