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잖아, 들어볼래?
친구한테 들은 얘기인데……직접 확인한 건 아니니까 사실인지 어떤지는 모르겠어. 근데 그 애, 그 일 이후로 산노미야역 근처에는 얼씬도 못 한다고 하더라고.
작년 가을이었대. 어떤 외국 여성이——아마 유럽 쪽에서 온 사람이었던 것 같은데——밤 여덟 시가 넘은 시각에 JR 산노미야역 코인로커 앞에 서 있었대. 커다란 캐리어 두 개를 맡기려고. 그날 밤 호텔까지 짐을 끌고 가기가 귀찮아서, 잠깐만 맡겨두려고 했던 거래.
밤 여덟 시면 아직 사람이 있잖아. 근데 그 로커 코너가 좀 안쪽으로 들어간 자리에 있대. 형광등 불빛이 묘하게 하얗고, 주변 소음이 불쑥 멀어지는 것 같은, 그런 공간. 여성은 빈 대형 로커를 찾으면서 번호를 하나씩 확인하고 있었대.
그때였대.
파닥파닥, 파닥파닥——작은 발소리가 뒤에서 가까워졌대. 돌아봤더니, 다섯 살쯤 돼 보이는 남자아이가 달려오고 있었어. 남색 점퍼를 입고, 혼자서. 부모 모습은 어디에도 없었어.
여성이 '어머' 하고 생각한 순간——그 아이, 망설임도 없이 여성 옆에 있던 대형 로커 문을 스스로 열더니, 스르르 안으로 들어가버렸대.
숨바꼭질이라도 하는 건가, 처음엔 그렇게 생각했대. 근데 문이 닫힌 채로 아무 소리도 나지 않게 되면서……이상하다 싶었대. 잠기지도 않았는데, 열리지가 않는 거야.
여성이 문에 손을 걸고 당겼더니——안쪽에서 꾹 누르고 있는 감촉이 있었대. 아이의 손바닥으로 밀고 있는 것 같은, 부드러우면서도 묘하게 힘 있는 저항.
"괜찮아요? 나와요"라고 영어로 말을 걸었더니, 안에서 목소리가 들렸대.
일본어였어.
작은 목소리로, 무언가를 반복하고 있었어. 같은 말을, 몇 번이고 몇 번이고. 여성은 무슨 뜻인지 알 수 없었어. 근데 그 목소리의 느낌이——울고 있는 것도, 웃고 있는 것도 아니고, 그냥……그저 담담하게 반복할 뿐이었대. 그게 제일 무서웠다고 했어. 감정이 없는 게 아니라, 감정이 어딘가 다른 곳에 있는 것 같은, 그런 목소리였대.
여성은 역무원을 불렀어. 사정을 설명하고, 함께 로커 앞으로 돌아온 게 아마 십 분 남짓한 일이었대.
역무원이 열쇠로 열었어.
비어 있었어.
짐도 없었어. 발자국도 없었어. 아까 여성의 손에 전해졌던 그 감촉——안쪽에서 밀고 있던, 그 부드러운 저항——그 흔적조차, 아무것도 없었어. 문 안쪽을 역무원이 라이트로 비춰봤는데, 그냥 차가운 금속 상자만 있을 뿐이었대.
역무원은 아무 말도 못 했대. 고개를 갸웃거리면서, 다시 한번 라이트를 비추고, 또 고개를 갸웃거리고.
딱 하나, 이상한 게 있었어.
그 로커, 안이 아주 조금——젖어 있었대. 금속 벽에 얇게 물기가 배어 있어서. 마치 누군가가 줄곧 거기 갇혀서, 숨을 쉬고 있었던 것처럼.
남자아이가 어디로 갔는지, 아무도 모른 채로 끝났는데.
그 여성, 돌아가면서 문득 생각했대. 그 아이가 반복하던 말, 혹시 "열지 마세요"였던 게 아닐까 하고.
……밖에서 열려고 하고 있던, 자기 자신을 향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