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오카 시 중심부, 소란스러운 텐진의 밤. 거리를 물들이는 화려한 네온사인, 오가는 사람들의 물결 속에서, 기이한 이변이 일어나리라는 것을 아무도 알지 못했다.
그날 밤, 비가 갑자기 쏟아지기 시작하며 공기는 습기로 무겁게 가라앉았다. 어둠 속으로 녹아들듯, 한 젊은 회사원이 퇴근길에 지하상가 입구를 통과했다. 평소라면 활기와 밝은 빛으로 가득했을 그 지하상가는, 그날따라 기묘할 만큼 고요했다.
지하상가를 걷는 동안, 그는 주변의 공기가 서서히 변해가는 것을 느끼기 시작했다. 갑자기 시야가 흐려지더니, 머릿속에 둔탁한 통증이 스쳤다. 눈을 비벼봤지만, 무언가가 달랐다. 유리창에 비친 자신의 얼굴은, 도저히 자신의 것이라 할 수 없을 만큼 낯설었다.
피부 아래에서, 무언가가 움직이고 있었다. 수백 마리의 작은 벌레들이 몸속을 기어다니는 것처럼, 얼굴의 살이 불룩 솟았다가 꺼지기를 반복했다. 그는 저도 모르게 비명을 지르며 주위 사람들에게 도움을 구하려 했지만, 단 한 명도 그를 돌아보지 않았다. 마치 그가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공포에 사로잡힌 그는 지하상가를 내달려 다시 지상으로 나왔다. 그러나 이변은 멈추지 않았고, 오히려 온몸으로 번져나갔다. 피부 아래에서 꿈틀거리는 것들이 차츰 형태를 갖추기 시작했다. 손끝에서 손목에 이르기까지, 근육과 뼈가 뒤틀려가는 모습이 눈에 보일 만큼 선명했다.
"도와줘!" 그는 계속 외쳤지만, 지나치는 사람들 중 누구도 응답하지 않았다. 빗속에서, 번지는 네온빛에 물든 그의 모습은, 그저 하나의 그림자처럼 홀연히 사라져버렸다.
다음 날, 그 장소를 찾은 사람들은 기묘한 광경과 마주쳤다. 지면에는 이상한 흔적이 남아 있었는데, 그것은 마치 거대한 무언가가 기어다닌 자국처럼 보였다.
이 일은 한동안 텐진 일대를 불안에 빠뜨렸다. 그러나 이윽고 그 기억은 흐려지고, 일상의 소란이 돌아왔다. 다만, 지하상가의 그 한 귀퉁이에는 지금도, 무언가 불길한 것이 도사리고 있다는 소문이 끊이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