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잖아, 들어볼래?
나라(奈良)와 와카야마(和歌山)의 경계 즈음, 기이(紀伊) 산지 깊은 곳에 오바가미네라는 산이 있는데…… 그 산에 얽힌 이야기를, 얼마 전에 아는 사람한테 들었어. 직접 확인한 건 아닌데, 왠지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아서.
그 아는 사람의, 또 먼 아는 사람 이야기라고 하더라고.
산일을 하던 아저씨가 있었대. 이름은 못 들었어. 다만, 오바가미네 산기슭 마을에서 태어나, 평생 그곳에서 나무를 베며 살아온 사람. 수십 년을 산과 함께 살아온, 그런 사람.
어느 해 겨울의 일이래. 음력 십이월 이십일, 그 지역 말로 '하테노, 하츠카'라고 불리는 날이 있다고 하는데. 그날은 절대로 산에 들어가서는 안 된다는 규칙이, 그 마을에 옛날부터 내려오고 있었대. 이유를 물어봐도 어르신들은 별로 말해주지 않았다고. 그냥, '들어가지 마라'고. 그것뿐.
그런데 그해만큼은, 아저씨에게 볼일이 있었대. 산 중턱에 두고 온 연장을 가지러 가야 했거든. 다음 날 꼭 필요한 거라, 아무리 생각해도, 그날이 아니면 안 됐다고.
가족한테는 "금방 돌아올게"라고 말하고, 동트기 전에 집을 나섰대.
산에 들어간 건 아직 어스름한 시간. 겨울 산은 고요했고, 발밑의 낙엽은 서리에 굳어 있어서, 밟을 때마다 파삭파삭 소리가 났어. 숨은 하얗게 피어오르고, 뺨이 아플 만큼 차가웠지. 그래도 길은 익숙했어. 수십 년을 걸어온 길. 눈을 감고도 걸을 수 있을 만큼의 길.
한참 걷다가, 아저씨는 알아챘대.
소리가, 사라졌다고.
새도, 바람도, 아무것도. 조금 전까지 파삭파삭 울리던 자기 발소리조차, 어딘가 멀어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대. 산 전체가 숨을 멈춘 것처럼, 쥐죽은 듯 고요해졌다고.
그때, 앞쪽 비탈에, 무언가가 있었대.
나무들 사이, 열 미터도 채 안 되는 곳에.
…… 외발로, 서 있었다고.
땅에 뿌리를 박은 것처럼, 다리 하나만으로 서 있는, 크고, 커다란 그림자. 사람의 형태를 하고 있지만, 사람이 아니었어. 키는 나무 꼭대기에 닿을 만큼 컸고, 머리 한가운데에, 딱 하나, 눈이 있었어. 그 눈이, 희뿌옇게, 하얗게 빛나고 있었대.
아저씨는 소리도 나오지 않았대. 발도 움직이지 않았어. 다만, 공기가 갑자기 바뀐 건 알았다고. 차갑다는 게 아니라, 그것과는 다른 차가움. 뼛속까지 꿰뚫고 지나가는 것 같은.
그리고, 그 눈이, 아저씨의 얼굴과, 마주쳤어.
…… 그 이후는, 아저씨가 별로 말을 안 한대. 어떻게 돌아왔는지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하더래. 정신을 차려보니 마을 입구에 있었대. 옷에 흙이 묻어 있었고, 신발이 한 짝 없었대.
그 이후로, 아저씨는 산에 들어가지 않는다고 들었어.
다만, 한 가지 마음에 걸리는 게 있어서.
마을의 나이 든 어르신들한테, "금기를 어긴 사람은 어떻게 되냐"고 물어봐도, 다들 몹시 말을 아낀대. '죽는다'고도 하지 않아. '저주받는다'고도 하지 않아. 그냥, 말없이 고개를 가로젓거나, 눈을 내리깔 뿐이래.
그 침묵이, 왠지, 가장 무섭다고, 이야기해준 사람은 말했어.
아저씨가 산에서 본 것, 그 하얗게 빛나는 외눈이, 왜 매년 그날만 나타나는지, 아무도 설명하지 않고, 설명할 수도 없는 것 같대. 다만, 지금도 그 마을에서는, 하테노, 하츠카에는 덧문을 닫고, 집 안에서 조용히 지낸대.
산 쪽을, 보지 않으려 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