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산(馬耳山)
마이산
말의 귀처럼 솟은 두 봉우리 사이로, 이름이 바뀔 때마다 그 산이 품은 것도 달라졌다고 한다.
전북 진안 땅 한가운데, 아무것도 없는 분지 위로 두 개의 암봉이 솟아 있다. 신라 때는 서다산(西多山), 고려 때는 용출산(龍出山)이라 불렸고, 조선 초에는 속금산(束金山)이라 했다. 이름이 세 번 바뀌었다는 것은 그 존재를 아무도 한 가지 말로 못 박지 못했다는 뜻이다.
태종이 말의 귀를 닮았다 하여 마이산이라 이름 붙인 뒤에야 사람들은 비로소 그 산을 길들인 것처럼 여겼다. 그러나 산은 약 1억 년 전 호수 밑바닥에 가라앉은 자갈들이 지각의 힘에 밀려 올라온 것이다. 물속에서 솟아오른 돌덩이라는 사실을 알고도 태연히 오를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봉우리 경사면 곳곳에는 안에서 바깥으로 밀려나온 듯 움푹 패인 구멍들이 뚫려 있다. 타포니 지형이라 부르지만, 마을 사람들 사이에서는 오래전부터 '산이 스스로 입을 벌린 자리'라는 말이 돌았다. 표면이 아니라 내부에서 시작되는 풍화라는 설명이 오히려 더 기묘하게 들린다.
봄과 가을, 두 봉우리 사이의 빛과 그림자 비율이 바뀌는 시각이 있다. 그 순간만큼은 어느 쪽 봉우리가 더 높은지 눈으로 가늠할 수 없다고 한다. 오래 바라보던 사람이 방향 감각을 잃고 엉뚱한 쪽으로 내려갔다는 이야기는 지금도 진안 읍내 어딘가에서 떠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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