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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カイダンボット 韓国語 原作

제7갱의 소리

AI AI 生成の創作フィクションです(音声・画像も AI 生成)。実在の出来事・人物・団体・場所とは無関係です。

제7갱의 소리

승재가 정선에 처음 도착한 것은 10월 말, 단풍이 다 지고 앙상한 가지만 남은 어느 오후였다. 고한읍에서 버스를 내려 짐을 끌며 골목을 걷는데, 길 양쪽으로 늘어선 집들이 마치 오래전에 숨을 멈춘 것처럼 조용했다. 슬레이트 지붕에는 이끼가 두텁게 앉아 있었고, 유리창마다 먼지가 끼어 안이 들여다보이지 않았다. 그래도 군데군데 빨랫줄에 빨래가 걸려 있었고, 어느 집 앞에는 갓 캔 것처럼 보이는 고구마가 신문지 위에 늘어져 있었다. 사람이 사는 마을이었다. 아직은.

승재는 강원대학교 대학원에서 지역 소멸 연구를 하고 있었다. 논문 주제는 폐광 이후 남겨진 공동체의 심리적 변화였고, 정선 고한 일대는 그 연구에서 빼놓을 수 없는 현장이었다. 지도교수는 두 달만 있다 오라고 했지만, 승재는 세 달치 생활비를 챙겨 왔다. 그는 현장에 오래 머물수록 논문이 깊어진다고 믿는 사람이었다. 숙소는 읍내에서 조금 떨어진 사북 쪽 마을의 민박집이었다. 집주인 최씨 할머니가 전화로 미리 이야기를 나눠둔 터라, 도착하자마자 따뜻한 방과 된장찌개가 그를 맞았다.

민박집 뒤로는 옛 탄광 갱도 입구가 있던 자리가 있었다. 지금은 콘크리트 블록으로 봉쇄되어 있었고, 그 앞에 녹슨 철제 표지판이 하나 서 있었다. 글씨는 반쯤 지워져 있었지만 승재는 손전등을 비춰 읽었다. '삼보탄광 제7갱 — 1995년 폐쇄'. 그 옆에는 누군가 오래전에 갖다 놓은 듯한 막걸리 병 두 개가 쓰러진 채 놓여 있었다. 병 안에는 아직 액체가 조금 남아 있었다. 승재는 그 자리를 사진으로 찍고, 노트에 날짜와 위치를 기록했다. 연구자의 습관이었다.

최씨 할머니는 말이 많은 사람이었다. 저녁마다 밥상을 차리면서 옛날이야기를 꺼냈다. 탄광이 돌아가던 시절에는 이 마을에 오천 명도 넘게 살았다고 했다. 시장이 있었고, 영화관이 있었고, 밤이 되면 술집 네온사인이 산 아래까지 빛을 뿌렸다고. 지금은 남은 사람이 백 명도 안 된다고 했다. 그 말을 하면서 할머니는 웃었는데, 승재는 그 웃음이 어딘지 슬픈 것인지 담담한 것인지 구분이 되지 않았다. 할머니는 한 가지 말을 덧붙였다. "밤에 뒷산 쪽은 가지 마세요. 길이 없어요."

승재는 그 말을 별로 대수롭지 않게 들었다. 길이 없으면 안 가면 그만이었다.

처음 일주일은 평온했다. 승재는 매일 낮에 마을을 돌며 노인들을 인터뷰했다. 대부분 70대 이상이었고, 남자들은 대개 폐광 이후 어딘가로 떠났거나 진폐증으로 먼저 세상을 떴다고 했다. 남은 것은 주로 여자들과 그 여자들이 지키는 집이었다. 승재는 그들의 이야기를 녹음하고, 사진을 찍고, 메모를 했다. 저녁에는 민박집 방에서 자료를 정리했다. 산에서 내려오는 바람이 창문을 흔들었고, 그 소리가 처음에는 낯설었지만 며칠 지나자 자장가처럼 느껴졌다.

이상한 일이 처음 일어난 것은 열흘째 되던 밤이었다.

자정이 조금 넘은 시각, 승재는 자다가 눈을 떴다. 처음에는 무슨 소리 때문에 깬 것인지 알지 못했다. 방 안은 조용했고, 창밖도 고요했다. 그런데 뭔가가 이상했다. 방 안의 공기가 달랐다. 탄 냄새가 났다. 석탄을 태울 때 나는 그 냄새가 아니라, 오래되고 축축하게 가라앉은, 땅속에서 올라오는 것 같은 냄새였다. 승재는 일어나 창문을 열었다. 바깥 공기는 차갑고 깨끗했다. 냄새는 방 안에만 있었다.

그는 잠시 앉아서 생각했다. 오래된 집이니 온돌 구조 어딘가에서 냄새가 올라오는 것일 수 있었다. 합리적인 설명은 항상 있었다. 그는 다시 누웠고, 눈을 감았다. 그런데 잠들기 직전, 아주 잠깐, 그는 무언가를 들었다. 소리라기보다는 진동에 가까운 것이었다. 땅 아래에서 올라오는 것처럼 느껴지는, 규칙적인 울림. 마치 누군가가 아주 깊은 곳에서 무언가를 두드리는 것 같았다. 승재는 그것이 꿈과 현실 사이 어딘가에서 들은 것이라고 스스로를 납득시켰다.

하지만 그다음 날 밤에도 같은 일이 일어났다.

제7갱의 소리

이번에는 냄새만이 아니었다. 승재는 자정에 눈을 뜨면서 동시에 소리를 들었다. 분명한 소리였다. 두드리는 소리가 아니라, 발소리에 가까운 것이었다. 민박집 뒤쪽, 갱도 입구가 있던 방향에서 들려왔다. 규칙적이지 않았다. 멈췄다가 다시 시작되는 식이었다. 승재는 손전등을 들고 뒷문을 열었다. 바깥은 달도 없이 어두웠고, 나무들이 바람에 흔들렸다. 손전등 빛이 닿는 범위 안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그는 갱도 방향으로 열 걸음쯤 걸어갔다가 멈췄다. 소리는 사라져 있었다. 공기 중에는 아까 그 냄새가 희미하게 남아 있었다.

다음 날 아침 승재는 최씨 할머니에게 물었다. 밤에 소리가 난다고. 할머니는 밥을 푸던 손을 멈추지 않았다. "쥐 아니면 바람이요." 그게 전부였다. 더 물으려고 하자 할머니는 화제를 바꿨다. 오늘 날씨가 좋으니 장에 가야 한다고, 정선 장이 오늘이라고. 승재는 그 짧은 침묵 속에서 무언가를 읽으려 했지만, 할머니의 얼굴에는 아무것도 적혀 있지 않았다. 그저 오래 살아온 사람의 무표정이 있을 뿐이었다.

승재는 마을 조사를 하면서 한 가지 사실을 알게 되었다. 마을에 '박씨 아저씨'라고 불리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었다. 실제로 만난 노인은 아니었다. 여러 사람이 그 이름을 입에 올렸는데, 항상 간접적이었다. "박씨 아저씨는 저기 위에 살아요." "박씨 아저씨한테 물어봐요, 탄광 얘기는 그 사람이 제일 잘 알아." 하지만 아무도 직접 데려다주지 않았다. 승재가 위가 어디냐고 물으면 다들 손짓으로 뒷산 방향을 가리켰다. 최씨 할머니가 밤에 가지 말라고 한 그 방향이었다.

어느 오후, 승재는 혼자 뒷산 쪽 길을 올랐다. 길이 없다고 했지만, 가보면 뭔가 있기 마련이었다. 실제로 잡초에 반쯤 덮인 오솔길이 있었다. 오래전에는 사람들이 자주 다녔을 것 같은 폭의 길이었다. 낙엽이 쌓여 발밑이 푹신했고, 주변에는 자작나무와 소나무가 섞여 있었다. 이십 분쯤 올라가자 작은 빈터가 나왔고, 그 빈터 가장자리에 집이 하나 있었다. 오래된 시멘트 블록 집이었다. 지붕에는 함석이 얹혀 있었고, 굴뚝에서 가느다란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었다.

승재가 문을 두드리자 잠시 후 문이 열렸다. 60대 후반쯤으로 보이는 남자가 나왔다. 얼굴은 검게 그을렸고, 눈은 깊고 조용했다. 헤어진 작업복 같은 옷을 입고 있었다. 박씨였다. 그는 승재를 보고 놀란 기색도 없이 그냥 바라보았다. 승재가 인사를 하고 연구자라고 소개하자, 박씨는 말없이 옆으로 비켜서며 들어오라는 손짓을 했다.

집 안은 어두웠다. 창이 작고 커튼이 쳐져 있어서 낮인데도 어두컴컴했다. 작은 탁자 위에 촛불이 하나 켜져 있었고, 그 옆에 막걸리 잔이 놓여 있었다. 박씨는 승재에게 앉으라고 하고는 자기도 자리에 앉았다. 두 사람은 잠시 마주 앉아 있었다. 박씨가 먼저 말했다. "탄광 얘기 하러 왔소?" 승재가 그렇다고 하자, 박씨는 잠시 천장을 바라보았다가 입을 열었다.

박씨는 삼보탄광에서 이십삼 년을 일했다고 했다. 입산부터 폐쇄까지 거의 처음과 끝을 다 봤다고. 그의 말투는 느리고 건조했다. 승재는 녹음기를 꺼냈지만 박씨는 손을 들어 막았다. "그냥 들어요." 승재는 노트와 펜을 내려놓았다. 박씨가 이야기하는 동안 창밖의 빛이 조금씩 낮아졌다. 탄광 안에서 일어난 사고들, 살아 나오지 못한 동료들, 폐쇄 전날 밤 갱도 안에서 들었다는 소리. 박씨는 그 대목에서 잠깐 말을 멈췄다.

"폐쇄 전날 밤에 혼자 마지막으로 갱도에 들어갔소. 인사하려고." 승재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때 소리를 들었소. 갱도 깊은 데서. 두드리는 소리." 승재의 손이 멈췄다. 박씨는 계속했다. "처음엔 잘못 들은 줄 알았소. 그런데 계속 들렸소. 규칙적으로. 살아 있는 것처럼." 박씨의 눈이 촛불 빛을 받아 가늘게 빛났다. "그게 뭔지 알아요?" 승재는 대답하지 않았다. 박씨가 말했다. "모르는 게 나아요."

제7갱의 소리

승재는 그날 서둘러 산을 내려왔다. 해가 지기 전에 마을로 돌아오고 싶었다. 박씨의 말이 머릿속에서 맴돌았다. 두드리는 소리. 자신도 밤마다 들었던 그것. 하지만 그게 뭔지는 여전히 몰랐고, 박씨도 말해주지 않았다. 승재는 그날 저녁 밥을 반쯤 남겼다. 최씨 할머니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날 밤 승재는 자정이 되기 전에 눈을 떴다. 이번에는 소리가 먼저였다. 방 안에서, 벽 너머에서, 바닥 아래에서 울리는 것 같은 두드림. 승재는 이불을 걷어차고 일어났다. 손전등을 들고 뒷문을 열었다. 바깥은 여전히 어두웠다. 그런데 이번에는 달랐다. 갱도 입구 쪽, 그 콘크리트 블록이 있는 방향에서 빛이 보였다. 아주 약한 빛이었다. 땅 속에서 새어 나오는 것처럼, 블록 사이 틈새에서 흘러나오는 것처럼 보이는 희미한 빛. 승재는 그쪽으로 걸어갔다.

가까이 다가갈수록 냄새가 짙어졌다. 땅속의 냄새, 탄가루와 습기와 무언가 더 오래된 것이 섞인 냄새. 그리고 소리가 더 또렷해졌다. 두드림이 아니었다. 발소리도 아니었다. 그것은 숨소리였다. 깊고 느린, 잠든 사람이 내쉬는 것 같은 숨소리가 콘크리트 블록 너머에서 들려오고 있었다. 승재는 블록 앞에 서서 멈췄다. 손전등을 블록 표면에 비췄다. 콘크리트에는 균열이 가 있었다. 오래된 균열이 아니었다. 최근에 생긴 것처럼 가장자리가 깨끗했다. 그리고 그 균열 안쪽으로, 빛이 새어 나오고 있었다.

승재는 그 자리에 얼마나 서 있었는지 알지 못했다. 정신을 차렸을 때 그는 민박집 방 안에 있었다. 이불 위에 앉아 있었고, 손에는 손전등이 쥐어져 있었다. 밖은 아직 어두웠다. 갱도 쪽에 갔다 온 것인지, 꿈을 꾼 것인지 확신할 수 없었다. 그런데 손전등 렌즈에 탄가루가 묻어 있었다. 신발 밑창에도 검은 흙이 묻어 있었다.

다음 날 승재는 마을 어른들에게 물었다. 갱도 입구가 열려 있느냐고, 최근에 누가 그쪽을 건드린 것이 있느냐고. 다들 고개를 저었다. 위험하니 아무도 안 간다고 했다. 한 노인이 말했다. "거기는 그냥 봉인된 거요. 폐쇄할 때 안에 있던 것들 그대로 두고 막은 거요." 승재는 '안에 있던 것들'이 무엇을 뜻하는지 물으려다 멈췄다. 노인의 표정이 달라졌기 때문이었다. 더 말하지 않겠다는 표정이 아니라, 그 질문 자체를 예상하지 못한 사람의 표정이었다. 마치 그 말을 자기도 모르게 내뱉은 사람의 얼굴이었다.

승재는 그날 오후 다시 박씨를 찾아갔다. 산을 오르면서 어제 본 빛과 들은 숨소리를 머릿속으로 정리하려고 했다. 빈터에 도착했을 때, 집은 있었지만 굴뚝에서 연기가 나지 않았다. 문을 두드렸다. 대답이 없었다. 다시 두드렸다. 문이 잠겨 있지 않아서 살짝 열렸다. 안을 들여다보았다. 탁자 위에 촛불은 없었다. 잔도 없었다. 그런데 탁자 위에 종이 한 장이 놓여 있었다. 승재는 들어가 그것을 집어 들었다.

손으로 쓴 글씨였다. 오래된 볼펜으로 눌러 쓴 것 같았다. 딱 두 줄이었다.

'소리가 들리면 대답하지 마시오. 대답하는 순간 그것이 당신의 목소리를 기억합니다.'

승재는 종이를 들고 서 있었다. 잠시 후 그는 그것을 탁자 위에 다시 내려놓았다. 집을 나와 산을 내려왔다. 마을에 도착했을 때 그는 민박집으로 들어가지 않고 마을 어귀에 있는 낡은 정자 앞에 서 있었다. 하늘은 낮게 흐려 있었고, 바람은 없었다. 마을은 조용했다. 너무 조용했다. 그 조용함이 이상하지 않게 느껴진다는 것이, 이미 자신이 이 마을의 무언가에 익숙해졌다는 것이, 갑자기 두려웠다.

제7갱의 소리

그날 밤 승재는 자지 않으려고 했다. 하지만 자정이 되자 눈이 감겼다. 그리고 소리가 들렸다. 이번에는 더 가까웠다. 방 바닥 아래에서, 마치 온돌 구조 깊은 곳에서 올라오는 것처럼, 숨소리가 들렸다. 승재는 이불 속에서 눈만 뜨고 있었다. 대답하지 않았다. 종이에 쓰인 말이 머릿속에서 반복되었다. 대답하는 순간 그것이 당신의 목소리를 기억합니다. 소리는 오래 계속되었다가 서서히 작아졌다. 승재는 새벽 네 시가 될 때까지 눈을 감지 않았다.

다음 날 아침 그는 짐을 쌌다. 최씨 할머니는 아침밥을 차리다가 그를 바라보았다. 말리지 않았다. 그냥 밥을 더 퍼 주었다. 승재는 밥을 먹으면서 할머니에게 물었다. "박씨 아저씨가 저한테 쪽지를 남겼어요." 할머니는 잠시 손을 멈췄다가 다시 움직였다. "박씨 어르신은 십 년 전에 돌아가셨어요." 승재는 숟가락을 내려놓지 않았다. 내려놓으면 안 될 것 같았다. 밥을 씹었다. 넘겼다. 창밖의 하늘은 맑았다.

버스를 타기 위해 읍내로 걸어가는 동안 승재는 뒤를 돌아보지 않으려고 했다. 하지만 마을 어귀를 벗어나기 직전, 그는 한 번 돌아보았다. 민박집 뒤편, 갱도 입구가 있는 방향.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산과 나무와 하늘뿐이었다.

그런데 바람이 없는데도 나무가 흔들리고 있었다.

승재는 고개를 돌리고 걸었다. 버스가 왔고, 그는 올라탔다. 창문에 이마를 기댔다. 눈을 감았다.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서울로 돌아온 뒤 승재는 논문을 썼다. 현장 조사 내용을 정리하고, 인터뷰를 편집하고, 각주를 달았다. 박씨에 관한 내용은 쓰지 않았다. 밤에 들린 소리에 대해서도 쓰지 않았다. 그것들은 연구 자료가 될 수 없었다.

논문이 완성된 어느 밤, 승재는 잠들기 직전에 무언가를 들었다. 아파트 바닥 아래에서 올라오는 것 같은, 깊고 느린 숨소리. 그는 눈을 떴다. 방 안은 조용했다. 다시 들었다. 아무것도 없었다.

그는 다시 눈을 감으려다가 멈췄다.

자신이 그때, 정말 단 한 번도 대답하지 않았는지를 확신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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